“북한 주민을 사랑한다”고 말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 주민의 아사 위기를 모른 체 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북한 주민의 대량아사 방지를 위해 “인도적 지원을 신속히 단행해 주어야만 한다”고 법륜 스님이 23일 주장했다.

법륜스님은 이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민간연구기관인 평화재단에 기고한 ’북녘동포의 대량아사 참상, 급히 긴급구호에 나서야 한다’ 제목의 글에서 “황해도 농촌지역에서는 아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이제 북한 전역에서 아사자 소식이 들”리는 등 “마침내 우려하던 대량아사의 참상이 시작됐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황해남북도와 강원도의 농촌지역에서는 “리 단위 농장마다 아사자가 매일 발생하는 상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풀죽으로 연명해 가면서 그저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이대로 내버려두면 수십만명이 더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해 “그냥 도와주지 않는 것만 아니라 아사 사실 자체를 부정하면서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먼저 요청하지 않는 것을 보니 아직 견딜만한가 보다’라는 말은 북한 정부에 대한 비난은 될지언정 죽어가는 북한 주민에게 할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북 지원 식량이 취약계층이 아닌 군부 등에 배분되기 때문에 김정일 정권을 유지시킬 뿐이라는 남측의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노인과 어린아이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며 “우리는 이제라도 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몸부림 한번 쳐보지 못하고, 맥없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북한 정부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든지, 대책이 없다면 어려운 상황을 공개해서 국제사회에 더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저 알아서 도와주길 기다리고만 있다”며 “배고픈 백성을 외면하고는 그 어떤 정의도, 평화도, 민족도, 통일도 다 헛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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