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일본은 14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정례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무대신은 이날 일본 외무성 이이쿠라(飯倉) 공관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3국 외교장관회담 정례화에 합의했다.

고무라 외상은 회담 뒤 가진 회견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3국 내에서 정례적으로 개최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차기 3국 외교장관회담은 중국 측이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은 아세안+3(한중일) 회의를 계기로 만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작년 6월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별도 회담을 가졌지만 당시 정례화에는 합의하지 못했었다.

외교 당국자는 “3국 외교장관 회담 정례화는 그동안 역사문제 등으로 협력이 더뎠던 동북아 지역의 협력을 제도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3국 외교장관은 또 첫 한.중.일 정상회담을 올해 9월께 일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당초 9월 초로 가닥이 잡혔던 3국 정상회담은 9월 말로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외교장관은 또 최근 쓰촨성에서 발생한 지진과 이날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 등을 계기로 ‘재난방지 및 관리’ 분야에 대한 3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외교 당국자는 “조만간 3국의 관련기관이 모여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가령 어느 한 나라에 지진 등 재난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구조대를 파견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국 외교장관은 아울러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와 북.일 관계 및 남북관계의 진전 등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기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은 이와 관련, 최근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의 성과를 평가하며 “6자회담을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외교 당국자가 전했다.

3국은 또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개발 문제를 논의할 ‘아프리카 정책대화’를 신설키로 하고 첫 회의를 올 가을에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에너지와 기후변화, 환경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3국 외교장관들은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3국의 관계 발전 방안 등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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