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재방북을 추진하는 주요 이유는 “일본인 납치문제를 핵신고서에 넣기 위해서”라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전문가’를 인용, 지난달 싱가포르 미.북 회동 당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핵신고서 타결안의 일환으로 반드시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관해 북한측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방송은 “이번 주 북한을 다시 방문하는 성 김 과장은 북측과 협상에서 북핵 검증문제 외에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어느 정도 진전시키느냐에 따라 앞으로 핵신고와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일정이 명확해진다는 점을 북측에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외교협회(CFR) 게리 세이모어 부회장은 “막판 타결 국면인 핵신고 협상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면서 “미국은 핵신고서에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관한 북한의 성의표시를 타결안의 일환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핵신고 문제 타결도 그만큼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특히 미일관계 전문지인 오리엔탈 이코노미스트의 피터 에니스 편집장은 북미 핵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에 일본인 납치 문제의 진전을 요구키로 한 “결정은 힐 차관보가 아닌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서 직접 나온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겉으론 북한에 화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론 상당히 다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협상 때 당시 김영삼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합의서 안에 핵협상과 무관한 ’남북대화’ 대목을 삽입할 것을 미국에 요구해 관철한 선례가 있다”며 “북한은 미국과 핵신고 쟁점을 모두 해소할 경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RFA는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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