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정부 고위당국자는 29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에 대해 "미국측으로선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라면서 내달 말께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전망이 여러 차례 어긋났음을 의식한 듯 이 당국자는 "북핵 6자회담 2단계를 완수하고 3단계로 진입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미국 뿐만 아니라 북한측에서도 유난히 높다"고 강조, 이전과 달리 이번 관측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핵 6자회담이 4개월째 공전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시리아 핵협력이 드러났는데.

▲최근 우려되는 상황진전과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을 통해 진전을 보겠다, 6자회담 2단계에서 해야 할 서로 의무를 완수하고 3단계로 진입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미국 뿐만 아니라 북한 측에서도 유난히 높다. 그래서 미측으로선 단기적으로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최근 북한을 방문, 북핵 신고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왔는데.

▲북핵 신고문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다. 북한과 미국이 어느 정도 얘기한 뒤 의장국인 중국에 신고서를 제출해서 중국이 공식적으로 관련국들에 이를 회람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다.

--북핵 신고문제에 대한 북미간 협의는 다 끝난 것인가.

▲핵신고와 관련해 앞으로 실무적으로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할 사항이 있다고 미측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그런 절차가 끝나고 나면 북핵 신고서가 회람되고, 각 관련국이 입장과 준비를 갖춘 뒤 다음 번 6자회담이 열리게 된다.

--차기 6자회담은 언제쯤 열리게 되나.

▲5월 중순 이후 말께는 6자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있다. 현재로선 5월15일보다는 5월 말쪽에 가깝다.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하는 시기는 언제이고 신고서 회람기간은.

▲북한과 미국이 실무적으로 협의해봐야 한다.

--북-시리아 핵협력 확인 이후 미 백악관에서 북한에 추가로 요구하는 내용은 없나.

▲북한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의 의무를 한다면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은 그들에게 부과된 의무를 다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미국측은 북핵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미측이 얘기하는 것은 검증과 모니터링의 중요성과 검증메커니즘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북미간에 신고와 관련, 실무적으로 가다듬어야 하는 사안은 어떻게 협의하나.

▲지금처럼 과장급 수준에서 계속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 이뤄질 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북한도 6자회담 3단계로 진입하려는 의지가 유난히 높다는 의미는.

▲여태까지 미국의 눈에 북한의 태도나 반응이 썩 흡족하지는 않게 보였으리라고 본다. 이번에 성 김 한국과장 방북을 포함, 최근 상황에 대해 미국이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북-시리아 핵협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복안이 있나.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자기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읽었다.

--북한의 시리아 핵협력은 과거 문제로 덮고 넘어가는 것인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한은 신고하는 척하고 다른 나라는 검증하는 척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그러나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기간을 두고 해야 한다. 당장 100% 만족하는 것은 초기단계에선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차근차근 검증과정을 통해서 목표하는 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계적'이란 의미는 북-시리아 핵협력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은 다음 단계에서 검증한다는 말인가.

▲ 때로는 같이, 때로는 하나씩 (검증하는 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원칙으로서 순서를 정해서 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필요할 때는 3가지를 한꺼번에 다루고 전문적.기술적인 것은 따로따로 처리하는 등 방안이 있을 것이다.

--북핵 검증이 3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나.

▲검증을 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검증에 돌입한 뒤에도 3단계에 관한 업무에 착수할 수 있다.

--북핵 신고와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중 어느 게 우선인가.

▲행동대 행동 원칙에 따라 시간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전후관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관련 북한의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있나.

▲영변 핵시설 불능화란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하기 어렵게, 시간이 오래 걸리게 하는 것이다. 현재 불능화 조치로는 재가동하는 데 12-18개월 걸린다고 하는데 불능화와 폐기단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영변 핵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은 언제 하게 되나.

▲물리적으로 폐연료봉을 인출하는 속도가 있을 테니까 앞으로 수개월은 더 해야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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