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평양에서 만든 3차원 가상현실 그래픽이 등장하는 영화를 평양산 모니터로 볼 수 있을 겁니다. ”

북한에서 모니터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IMRI의 유완영 회장은 “평양의 한 컴퓨터 연구소에서 3차원 동영상을 주문생산해 국내 업체에 배급하는 사업이 성사단계”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처음 북한측에 타이타닉이나 쥬라기공원 같은 영화에 나오는 특수화면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는데, 나중에 시제품을 보고 놀랐다”며 “전문가들도 이 정도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3곳 정도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정도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은 국제시장에서 분당 1만~1만6000달러의 고가에 거래된다”며 “정확한 수입가격을 밝힐 수 없지만 깜짝 놀랄 만큼 저렴한 단가에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MRI는 북한에서 사업을 벌여 성공한 예로 꼽힌다. 이 회사가 북한에서 생산하는 모니터는 다른 회사에 비해 품질은 뒤지지 않으면서도 값이 싸다. 하지만 “항만시설이 미비하고 남북간 정규 배편이 없어 국내 반입비용이 미국에서 운송해오는 것과 맞먹을 만큼 물류비가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워낙 인건비가 싸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 회장은 “북한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소수지만 정예였다”고 평했다. 북한은 하드웨어 산업이 거의 없고, 3D 동영상 제작에 필요한 수퍼컴퓨터도 수입할 수 없다. 그래서 북한은 개인용 컴퓨터를 여러 대 연결해 작업을 분산 처리하는 방법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유 회장은 “열악한 컴퓨터 환경이 프로그래머들을 단련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백강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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