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가 해킹당했을 때 A4용지 1500만장 분량의 군(軍) 정보가 북으로 유출된 사실이 1년 만에 드러났다. 특히 김정은 참수(斬首) 작전이 포함된 '작전계획 5015'를 비롯, 2~3급 군사기밀이 대거 북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넘어간 작계 5015엔 한·미가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이 한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특수전 부대와 미사일 등을 동원해 북한 지도부를 타격하는 참수 작전이 포함돼 있다. 참수 작전 대상자에게 참수 작전 내용이 흘러들어 갔다. 충격을 넘어 이게 나라이고, 군대냐
영국의 권위 있는 맨부커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이름이 한 편의 신문 기고로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엊그제 뉴욕타임스에 '미국이 전쟁을 얘기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북핵 문제에서 비롯된 작금의 한반도 전쟁 위기에 대한 생각을 쓴 글이다. 그는 외국 언론이 보는 것처럼 한국인들이 전쟁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점증하는 (미·북 간) 말의 전쟁이 실제 전쟁으로 발전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가 한반도 위기 상황을 보는 관점이다.▶한강은 모든 전쟁은 인간을
대통령이 전시(戰時)에 주요 기관과 군을 지휘하는 국가지도통신망이 핵EMP(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핵폭탄이 고도 30~100㎞에서 터지면 강력한 EMP를 발생시켜 광범위한 지역의 모든 전자기기를 망가뜨린다. 전력과 통신이 끊어지고 수돗물과 지하철 등이 멈춘다. 자동차, 항공기, 배가 고철이 된다. 한마디로 나라를 석기시대로 되돌릴 무서운 무기다. 북은 이미 핵EMP 공격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나라가 군 최고사령관의 지휘 시설까지 무방비로 방치해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가 '설마 공화국
2013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은 북한계 테러리스트들이 한국 국무총리 일행으로 위장해 백악관을 장악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워싱턴이 공습받자 미 대통령과 각료들이 한국에서 온 국무총리 방문단과 함께 지하 벙커로 급히 피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 등장한 지하 벙커는 백악관 이스트윙(동쪽 건물) 지하에 만들어져 비상사태 때 미 핵심 지휘부가 집결하는 곳이다.▶'대통령 비상작전센터(PEOC)'가 정식 명칭인 이 벙커는 '워 룸'(War Room)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문정인 안보특보의 발언이 또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문 특보는 26일 10·4 선언 10주년 기념강연에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 군사회담 제의에 미국이 엄청나게 불쾌해했고 당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했다. 그러자 방미 중인 강 장관의 특파원 간담회에서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반박하면서 "(왜 말이 다른지는) 문 특보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손발을 잘 맞춰도 시원치 않을 외교·안보 라인 핵심에서 또 엇박자가 났다. 처음이 아니다. 대북 특수부대 창설이 잘못됐다고 한 문 특보를
1983년 5월 어린이날 중국 민항기가 춘천 미군기지에 불시착했다. 우리 전투기들이 길을 터줬다. 중국 선양을 이륙한 민항기는 상하이로 갈 예정이었지만 납치범 여섯이 대만행(行)을 요구했다. 기장이 몰래 평양으로 향했지만 납치범들이 알아채고 협박했다. 민항기는 북한 영공을 지나 휴전선 쪽으로 꺾었다.▶미확인 비행체 출현에 우리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고 휴전선을 넘어온 민항기를 춘천 미군기지로 안내해 착륙을 유도했다. 중국 민항기는 1시간 넘게 북한 영공을 누볐지만 그쪽 전투기들은 이륙하지 않았다. 대공포 경고사격 같은 대응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혁신 성장은 소득주도 성장 전략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혁신 성장의 개념을 조속히 정립하고 집행 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혁신 성장은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 중 하나이지만 '소득주도'를 위한 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완전히 소외돼 있었다. 그러다 이제 대통령이 이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뜻을 비친 것이다. 같은 날 고용부 장관도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인정했다. 새 정부 국정철학에 관여했던 인사들도 소득주도만으론 안 된다는 경고
[기자가 본 유엔 대북제재]오늘의 주제: 북한 핵·미사일 도발 강해지는데… 대북 제재는 솜방망이인가 필수조치인가 2006년 7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권고적 성격의 대북 제재안 1695호를 처음 채택했다.그러나 북한은 석 달 뒤 1차 핵실험을 했고, 안보리는 유엔 헌장 제7장 '평화에 대한 위협'을 인용해 대북 제재 결의(1718호)를 채택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평화의 파괴 및 침략행위'에 해당되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비(非)군사적 강제조치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때문에 유럽 일부 국가에서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하고 있다. 카를 슈토스 오스트리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2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빠지고 선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 내무부도 같은 날 '평창올림픽의 안전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며 안전 문제를 거론했다. 앞서 프랑스 로라 플레셀 스포츠장관은 라디오 방송에서 "북핵 상황 악화로 안전을 확신할 수 없으면 프랑스
북핵 국면에서 일부 일본 언론이 내놓는 오보(誤報)들이 도를 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불만 기류를 과장하느라 없는 말도 지어내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보도들이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의 '합작' 느낌이 있다는 점이다. 닛폰 TV는 21일 뉴욕 한·미·일 정상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800만달러 대북 지원에 대해 화를 냈다고 '아베 총리와 동행한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배석한 우리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렇게 볼 만한 상황은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가 21일 강경화 외교장관이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면서 '전술핵 배치를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우리 외교부 비공식 설명에 따르면 강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는 언급했으나 전술핵 문제는 꺼내지도 않았다고 한다. 우리 측이 하지도 않은 말을 중국이 일부러 덧붙였다면 그만큼 전술핵 문제를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북핵 폐기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중국이 '북핵 없애자고 북 정권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대북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중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미국 시각) 뉴욕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압박에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아베 일본 총리와 함께 한·미·일 3국 정상회담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이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평소 해오던 말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이나 '대북 대화' 등이 빠진 것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일 국회 국방위에서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 옵션이 있다'는 매티스 미 국방 장관의 발언에 대해 "보도를 통해 처음 들었다"고 했다. 송 장관은 '이런 군사 옵션에 대해 (미국과) 의논한 적이 있느냐'는 의원 질문에 "(매티스 장관이) 저와 대담할 때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들이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 있다. 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북핵 ICBM이 미국을 실제 위협하는 단계로 갈 경우 전면적 군사 공격에 나선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북핵 문제가 본격 대두한 이후 미국에서 나온 가장 강력한 대북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김정은)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연설문은 즉흥 발언이 아니라 사전에 작성된 것이었다고 한다. 연설 직후 미 공군 수뇌부는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8일 '서울을 중대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취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게 무엇인지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미국이 북한과 같은 취약한 상대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남한 국민이 인질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대북 군사 조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미국이 남한 피해를 최소화하며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면 대북 군사행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 된다. 종전의 미 당국자들 말과는 차원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7월 10일, 피란지 임시 수도 부산의 시청 앞과 국제시장 등 10여 곳이 남녀노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재무부가 이날 '애국복권' 발매를 개시하자,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판매소에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새치기 마라" "소매치기 조심하라" 등의 고함 소리가 요란했으며, 질서를 잡기 위해 경찰관까지 출동했다.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발행된 첫 현대식 복권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1장 액면가 500원씩인 '추첨식'뿐 아니라 당첨 여부를 바로 확인하는 200원짜리 '
[오늘의 주제: 韓·美 FTA 손익 따져봤다… 트럼프가 "끔찍하다"고 할 만큼 美가 손해보는 장사인가?]기자가 본 韓·美 FTA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특별 공동위원회에서 FTA 개정 협상을 즉각 시작하자고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몇 차례 한·미 FTA의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미 정부가 개정 협상을 공식 요청한 건 처음이다. 미국은 자동차·철강·IT 분야에서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개정 협상 요청을 거부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작곡가 고 윤이상 탄생 100년을 맞아 추모글을 남겼다. 윤씨는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년 복역 뒤 풀려나 베를린으로 돌아갔고 1995년 사망했다. 문 대통령은 "윤이상은 '20세기를 이끈 음악인 20명' 중 유일한 동양인"이라며 "많은 존경 속에 악보 위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었지만 한반도를 가른 분단의 선만큼은 끝내 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7월 문 대통령 독일 순방에 동행한 부인 김정숙 여사도 윤씨가 묻힌 묘지를 찾아 나무를 심고 "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롯데마트가 결국 중국에서 철수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중국 매장 112개의 매각을 추진할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이미 5000억원 넘는 적자가 났다. 롯데마트뿐 아니라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지금까지 8조원 넘게 투자한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2008년부터 3조원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 명령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2019년 완공을 목표로 1조원을 투자한 청두 복합상업단지 건설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한국차 불매 운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미 CNN 인터뷰에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자체 핵개발이나 전술핵 반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핵에 우리도 핵으로 맞서면 남북 평화가 유지되기 어렵다. 동북아 핵 경쟁도 촉발시킨다"고 했다. 청와대 안보실 차장 언급과 같은 것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 안보 상황을 남 얘기 하듯 하는 안보 책임자들의 생각이 놀라울 정도다.핵에는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핵이 개발된 이후의 진리다. 북핵에 대응해 미국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핵 대 핵'이 절대적으로 불가피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