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개성시범관광이 실시된 2005년 8월 26일 오전 관광객들이 개성 영통사에서 비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주 개성공단 방문금지 조치를 취했다가 철회한 북한이 이번 주에는 공단 방문객에게 시내 관광을 허용하지 않아 방문 행사 자체가 연달아 취소되고 있다.

18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 등에 따르면 이날 우리은행 관계자 60여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시내관광을 하려 했으나 북측의 불허로 개성공단 방문 행사 자체를 취소했다.

또 감사원 관계자 150여명도 19일 공단 방문 및 시내 관광을 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행정 착오’를 이유로 연기 요청을 해 미뤄졌다.

북측은 지난 10,11일 “상부의 지시”라며 개성공단 방문을 금지시켜 국무총리실과 환경부 당국자, 금융기관 임직원 등 250여명의 방문이 무산됐다.

북측은 남측에서 방문금지 조치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일자 12일 개성공단 본단지 선정기업 관계자 160여명의 방문을 허용하면서 금지조치를 철회했다.

북한이 이같이 잇단 ’돌출’ 행동을 보이는 이유와 배경이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지만, 최근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 정례화’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조치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북측은 지난달 말 영통사 성지순례를 주관하는 천태종 측과 ’매주 수차례 걸쳐 한 번에 500명씩 1인당 50달러’를 내고 개성 시내관광을 포함한 성지순례를 한다는 데 합의했으나, 우리 당국이 “현대아산이 추진하는 개성관광의 변형이 될 수 있다”며 월 1회 실시로 축소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것이다.

남북경협 관련 시민단체인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업체 관계자 등 여러 소식통은 북측의 이번 조치가 영통사 성지순례 축소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며 “북측은 개성공단 사업과 개성시내 관광을 연계해 남북경협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배경은 모르겠지만 개성관광이 현재 ’이슈’가 돼 있지 않느냐”면서 “20일 이후에 잡힌 남한 단체들의 (관광을 제외한) 개성공단 방문 행사는 정상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사업지원단 관계자는 북측의 조치와 영통사 성지순례간 관계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개성공단 방문은 지난 12일 이후 아무런 차질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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