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주민들이 선풍기 바람과 제철 채소로 여름을 나고 있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9일 소개했다.

신문은 “지난달 하순부터 평양을 비롯한 각 지방에서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평양 지하상점의 가정용품 매대와 백화점이 선풍기를 구입하는 시민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선풍기는 세탁기, TV, 냉장고 등과 함께 고급 가전제품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최근에는 국산 선풍기가 대량 보급되면서 일반 가정에도 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 한 백화점의 박혜란 지배인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선풍기의 대수가 제한돼 있지만 삼복 더위를 앞두고 증산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요자들에게 골고루 차례질(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강 구역에 사는 리상철(48)씨는 “8년째 국산 선풍기를 쓰고 있는데 아직 견고하다”면서 “올해는 더운 여름이 될 것 같아 다른 방에 또 한대 선풍기를 두려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제철 채소도 챙겨먹고 있다.

조선신보는 최근 평양시내 식료품점과 채소과일 도매점들에서 시민들에 대한 봄, 여름 남새(채소) 공급사업이 한창이라면서 “매 세대 식구수에 따라 오이와 호박, 배추 등을 공급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길충식 지배인(54)은 “사철 신선한 남새를 떨구지 말고 인민들에게 공급하라는 것은 김일성 주석의 생전의 뜻”이라고 말했다.

북한에는 강원도 송도원 해수욕장, 함경남도 마전유원지, 평양 문수유희장 물놀이장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대체로 집 근처에 머물며 더위를 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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