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황폐화 등으로 인해 홍수에 유난히 취약한 북한이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홍수 예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1990년 중.후반 홍수와 가뭄 등으로 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아픈 기억이 있으며 지난해도 홍수 피해로 인해 아리랑 공연과 8.15축전을 취소해야만 했다.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의 강문구 국장과 김천덕 책임부원은 지난달 29일 평양방송에 출연, “압록강과 두만강, 청천강을 비롯한 큰 하천이 정리돼 큰물(홍수) 피해를 미리 막고 있다”며 대하천 정비 사업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북한 중앙기상수문국의 수문연구소는 ’유형물모임예보’, ’큰물파변형예보’ 등 컴퓨터를 이용한 실시간 홍수 예보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림 남벌과 개간, 배수시설 부족 등으로 인해 북한의 홍수 피해 위험은 올해도 여전하다.
“북한의 하천은 계속된 토사의 유입으로 바닥이 높고 폭도 좁아 쉽게 비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홍수 예방책이 쉽게 이뤄질 수 없다고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말했다.

이를 반영해,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북한 기상수문국의 김 철 처장의 인터뷰 보도를 통해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는 장마철 무더기비(집중호우)에 의한 피해막이 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며 집중호우 피해 예방을 거듭 강조하고, 특히 각 협동농장에 저수지 제방, 논둑, 수문 등 관개시설 정비와 경작지 유실 대책 마련을 당부하는 등 “농업부문에서 장마철 피해막이 사업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수와 양수설비를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물빼기를 제때에 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경작지 다음으로 북한이 홍수 피해 방지에 노심초사하는 부분은 탄광.

갱도에 찬 물을 빼낼 펌프 설비나 전력이 부족한 데다 채굴한 광물마저 유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실한 옹벽을 뚫고 스며든 물로 인해 갱도가 무너져내릴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북한 석탄공업성의 김인철 부국장은 조선중앙방송(6.26)을 통해 “장마철에도 석탄 생산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장마대책협의회를 만들어 부서간 ’협동작전’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시멘트를 비롯해 많은 건설자재를 쌓아둔 건설 현장, 높은 수압에 그대로 노출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폭우로 휩쓸려 내려갈 수 있는 철로 등이 홍수 피해 ’요주의 대상’이다.

권 연구위원은 “북한이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하천에 쌓은 토사를 준설하는 동시에 경사면에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는데 북한의 경제 형편상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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