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문·방송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1주일째인 2일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보도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 하산에 도착하기 직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북한방송들이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게 전부이다. 북한 중앙TV는 이날 김 위원장이 러시아 땅을 밟은 이후에도 “가까운 시기에…”라는 보도를 똑같이 내보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평상시처럼 북한 내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김정일 최고사령관 명의로 전군(전군)에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군대를 더욱 강화하라는 명령을 하달한 것도 군인들로 하여금 김 위원장이 북한 내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할 것이란 지적이다.

또 북한방송들이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각급 사회단체와 기업소에 ‘감사’를 보낸 사실을 보도하고 있는 것도, 주민들로 하여금 김 위원장이 외국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느끼게 할 것이라고 정보 당국자들은 분석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관례로 보이지만,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과 북한 체제 안정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뒤늦게 합류한 것도, 군 수뇌부가 오랫동안 북한을 비울 수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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