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중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옴스크에서 '조선의 푸슈킨'이라고 극찬한 시인 조기천(趙基天)은 북한에서 '혁명시인'으로 불린다.

그는 1947년에 발표한 서사시'백두산'으로 이 칭호를 얻었는데 북한의 문학사에는 이 시가 '조기천의 대표작일뿐 아니라 우리나라 시문학 발전에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서사시의 최고걸작'이라고 소개돼 있다.

조기천은 1913년 함북 회령의 빈농가정에서 출생했으며 어릴때 부모를 따라 러시아의 극동지방으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성장해' 조선사범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이때 김일성주석과 인연을 맺어 45년 8월 김일성주석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왔다.

조기천이 러시아에서 '조선의 이름난 시인'으로 비교적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극동지방에서의 생활이 큰 영향을 끼쳤다.

평양에 들어와서는 '조선신문'의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시인으로 활동했는데 '백두산'은 그가 북한에서의 발표한 첫 작품이다.

이 '백두산'은 김일성주석의 대표적인 항일무장투쟁이라는 '보천보전투'를 소재로한 장편 서사시로 당시 노동신문에 하루 200~300여행씩 10회에 걸쳐 연재됐다.

3천여행에 달하는 이 시는 또 김일성종합대학 등 각 대학과 공장및 농촌의 문학서클에서 교재로 사용,초판 20만부가 품절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또 지난 85년 9월 공산정권 창건기념일(9.9절)을 맞아서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당시 사회주의로동청년동맹)기관지 '청년전위'(당시 로동청년)에 8회에 걸쳐 다시 연재됐다.

조기천은 이 시로 47년에 열린' 제1회 북조선 예술축전'에서 1등상을 받았다.

이어 48년에는 '우리의 길'을, 49년에는 '항쟁의 여수''두만강' 등을 그리고 6.25전쟁중에는 '불타는 거리에서' '생의 노래' 등을 발표했다.

그는 51년 북한군 최고사령부에서 작가 이기영과 함께 종군중 미군의 비행기 폭격으로 사망했다.

북한은 지난 87년 김일성주석의 75회 생일을 맞아 그의 '백두산'을 시집으로 다시 간행했는데 여기에는 그의 생전의 작품과 함께 미완성 장편 서사시 '비행기 사냥꾼'이 수록돼 있다.

한편 일부 언론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 러시아 옴스크에서 극찬한 조기천이 '태기천'으로 잘못 소개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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