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박14일의 일정을 끝낸 평양교예단은 11일 고건(고건) 서울시장이 마련한 오찬에서 준비해온 들쭉술을 남 측 인사들에게 건넸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됐다는 소식을 모르는 듯 했으며, 일부 단원들은 “회담은 잘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명국 교예단 훈련감독은 “공연을 보러 남측 예술·종교·정계 인사들이 많이 찾아왔다”며 “통일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운 연출가는 “교예를 위한 전문 극장이 아니어서 걱정했지만 배우들이 남 측 동포들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15분쯤 교예단이 그동안 머물렀던 쉐라톤워커힐 호텔을 나서자 호텔 직원들은 도열해 박수로 환송했고, 단원들은 “수고하셨습니다”라며 답례했다. 교예단 사회를 맡았던 주경란(26)씨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통일과정에서 남쪽 동포들과 어울려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청소를 맡았던 아주머니들과 정이 많이 들었는지 북한 과자와 담배를 선물로 주며 메모장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친어머니처럼 살뜰하게 보살펴줘 감사합니다. 당과류를 장난꾸러기 애들에게 갖다 주십시오’(807호 교예단 배우).

교예단원들은 김포공항에 도착해 간단한 출국행사를 가진 뒤 바로 출국장으로 나섰다. 출국에 앞서 몇몇 여성 단원들은 그동안 안내해준 남 측 여성 안내원들과 부둥켜안고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나자”며 울먹였다.

/정병선기자 bschung@chosun.com

/이세민기자 joh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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