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희생음식으로서 얻은 단고기설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북아시아 말들의 뿌리가 되고있는 산스크리트 말에서 ‘단’ ‘다나’는 제사 지내고 나누어 먹는 희생음식을 뜻한다. 동북아시아의 30개 종족 가운데 절반이 넘는 19개 종족에서 신앙해온 토템이 개요, 신명에게 제사지낼 때 희생하는 것이 개였다. 이미 고대중국인 주나라 때 복날에 개를 희생하여 성문에 걸어놓고 제사를 지낸다 했다. 희생음식은 골고루 나누어 먹음으로써 신명의 덕을 입는 것이기에 개고기의 희생음식 문화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단고기로 불렸음직 하다.
각박한 불모의 땅에 살 수 있는 양고기가 중동의 희생음식이듯이 불모의 한대에서 살 수 있는 개가 동북아의 희생음식이 된 것과 다를 것이 없으며, 그래서 단고기에 대한 편견은 자국 중심사고의 독선이랄 수 있다.
초조할 때 속이 달고 애가 달듯이 약 같은 액체를 끓여 진하게 달구는 것을 ‘달이다’라고 하고, 달아 진해지는 것을 ‘단다’고 하는데, 단고기란 말이 이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 개고기를 솥에 넣어 잿불로 밤새워 오래오래 달여 살코기로부터 기름을 분리시켜 진하게 달이기에 단고기일 수 있다. 이렇게 살은 살대로 찢어 응달에 말려 보관하고 기름은 독에 옮겨 응고시켜 보관해두고 수시로 끓여 먹었던 것이다.
별나게 맛있다 해서 단고기일 수도 있다. 인생의 고락을 쓰다, 달다 하고, 가뭄 끝에 내리는 비를 단비(감우)라 하며, 듣기좋은 말을 감언(감언), 황홀할 때 지르는 절규를 감창(감창)이라 하듯이 개고기가 달아서 단고기가 아니라 맛이 별나서 단고기라 불렀음직도 하다. 곧 단고기란 말은 발생 원인이나 조리 과정, 고기 맛 그 어느 하나에서 발생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