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을 앞두고 백두산에 소재한 호텔에 대해 철거를 통보한 것과 관련, 한 호텔업자가 유네스코에 철거 조치의 타당성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보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백두산에서 창바이산국제관광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북한 국적 재일동포 박정인(63)씨는 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세계자연유산 신청 지역에 호텔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인지 여부를 묻는 영문 질의서를 오늘 오전 이메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질의서에는 환경기준을 충족시킬 경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도 계속 호텔 영업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린(吉林)성 산하 창바이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 관계자가 어제도 호텔을 찾아와 시설을 둘러 보면서 철거시 보상가 감정에 필요한 서류 제출을 요청했지만 선양(瀋陽)에 있는 조선(북한)총영사관에 알아보라고 말하고 거절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유네스코의 답변 결과를 검토한 다음 추가로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북한 국적을 지닌 재일교포로서 96년 중국측과 25년 간 호텔 운영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하고 98년부터 총 300만 달러를 투자해 호텔을 운영해오고 있다.

한편 관리위측은 백두산의 세계자연유산 신청을 앞두고 지난 21일 백두산 등산로 주변에서 영업 중인 호텔과 식당 등에 “연말까지 철거작업을 완료하겠다”고 일제히 통보했다.

하지만 이번에 철거가 통보된 대상에는 박씨가 운영 중인 호텔 뿐 아니라 한국인이 투자했거나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도 4곳이나 포함돼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 업주들은 감정평가에 필요한 서류 제출을 미루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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