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올해 2월 26∼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울 방문 직후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의 한 소식통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울에서 모스크바로 귀환한 직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서울 방문 결과에 대해 북한 최고지도자를 상대로 전화로 직접 대화하려 했으나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북러관계에 정통한 이 소식통은 '올해 4월초 북한 당국이 러시아 어선을 나포하고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세관 검색을 강화했다'며 '게다가 4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연기되면서 양측의 관계 개선 분위기가 냉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실현된다면 그 직전에 러시아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집권으로 북한이 새로운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소식통은 '당초 러시아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평양.서울 동시 방문 계획을 건의했으나 러시아 대통령 비서실에서 지난해 7월 평양.베이징(北京) 선(先)방문 이후 올해 2월 서울 방문이라는 분리 일정으로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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