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김정일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북한주재 중국대사관 방문에 이례적으로 북한 당ㆍ정ㆍ군 고위 관계자가 대거 수행해 눈길을 끈다.

최근 김 총비서의 공식활동 때 수행원 규모가 적어지고 이들의 직위도 낮아지는 등 점차 실용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에 비춰 이번에 당ㆍ정ㆍ군 고위 간부들이 김 총비서의 이번 방문을 대거 수행한 것은 북ㆍ중 관계의 친밀도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외교적 제스처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지난해 3월 5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북한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할때 이번에는 수행원 수와 면면에서 현격하게 차이가 있었다.

김 총비서의 지난해 중국대사관 방문에는 조명록 군총정치국장, 김영춘 군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당시 인민무력상), 김국태ㆍ김용순 당 중앙위 비서, 현철해ㆍ박재경 대장, 리명수 상장, 장성택ㆍ최춘황 당중앙위 제1부부장, 지재룡 당중앙위 부부장 등이 수행했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 대사관 방문에는 지난해에 비해 수행원 수도 두배 이상 늘어났고 각 분야 책임자들이 망라돼 있다.

이번에는 김영춘 군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 김국태ㆍ최태복 당중앙위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김윤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서기장, 박용석 당중앙검열위원장, 정하철 당중앙위 선전선동부장 등 당 실세들이 수행했다.

또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박명철 체육지도위원장, 변영립 교육상, 강능수 문화상, 김수학 조ㆍ중친선협회 중앙위원장 겸 보건상, 리일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1비서, 최칠남 노동신문사 책임주필, 김기룡 조선중앙통신사 사장, 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장, 리철봉 철도성 정치국장 등 내각 주요 간부들과 근로ㆍ사회단체, 문화ㆍ언론계 인사들도 끼었다.

이와 함께 주규창ㆍ김히택 당중앙위 제1부부장, 지재룡ㆍ박경선 당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리명수ㆍ현철해ㆍ박재경 대장, 김윤심ㆍ오금철 상장(중장) 등 김 총비서 공식활동의 단골 수행원들도 보였다.

수행원 면면에 있어 관심이 가는 대목은 지난해 중국대사관 방문 때 김 총비서를 수행했던 조명록 군총정치국장과 김용순 당중앙위 비서가 이번에는 빠진 사실이다. 이들은 올들어 지난 1월 김 총비서 중국 방문 때도 수행하지 않는 등 공식활동에 모습을 드러내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이와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조명록 군총정치국장은 대내행사에 가끔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김용순 비서는 대남(對南)담당 비서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이들이 중국대사관 수행원에서 빠진 것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춘 군총참모장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김 총참모장은 지난해 중국대사관 방문 때 뿐아니라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김 총비서의 두 차례 중국방문에 모두 수행했다.

이번 중국대사관 방문에 김양건 당중앙위 국제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지재룡ㆍ박경선 당중앙위 국제부 부부장들이 참석한 것도 색다른 점이다. 김 국제부장은 김 총비서의 최근 두 차례 중국 방문 때 모습을 나타냈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 총비서가 고위 간부들을 대거 이끌고 북한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한 것은 북ㆍ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제스처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