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27일 장길수군 가족과 친척 등 7명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 사무소에서 농성하고 있는 사건과 함께, 중국의 탈북자 실태를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포스트는 “15만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탈출, 중국의 북동부 접경 지대에서 숨어 지내고 있으며, 한국 동포들은 중국 정부의 주기적인 감시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은거지와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도 “이번 사건은 유엔과 중국이 그동안 피하려 해왔던 고질적인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케 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은 26일 제네바 UNHCR 본부의 론 레드먼드(Ron Redmond) 대변인이 1999년부터 중국에 체류한 7명은 난민 자격이 있다며 그들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도 그들이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하면 엄한 처벌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일본의 ‘구하라! 북한 주민(RENK)’ 대변인의 말을 인용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북한 주민들이 유엔에 난민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국 정부가 이들을 한국에 넘겨줄지 여부가 최대 관심”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조일)도 “UNHCR로서도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할 경우에 향후 탈북자들 신청이 쇄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최종 개최지 결정을 3주일 정도 앞둔 현 시점에서 상황은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도 이날 “이번 사건은 탈북자들이 베이징 유엔사무소에 들어와 은신처를 구하려는 시도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파리=박해현특파원 hhpark@chosun.com
/홍콩=이광회기자 santafe@chosun.com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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