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 베이징(북경) 사무소에 농성중인 장길수군 가족의 제3국 추방을 유도한 후, 한국에 입국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장길수군 가족을 난민으로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중국정부와의 접촉을 통해 이같은 뜻을 전달했으며, UNHCR 과도 이 문제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홍 외교부 차관은 이날 다음달 이임하는 우다웨이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중국 정부가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UNHCR 사무실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다웨이 대사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으니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이 사건의 장기화에 대처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와 관련부처로 구성된 긴급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추규호 외교부 아태국장이 밝혔다.

추 국장은 “이 문제의 당사자인 중국과 UNHCR의 협의를 지켜봐야 하지만, 우리 정부도 중국 정부, UNHCR와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UNHCR 사무실내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식사 공급 등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 정병선기자 bschung@chosun.com


정부는 27일 장길수군 등 탈북자 7명의 한국 망명요구 사태와 관련, 이들이 북한에 재송환되지 않고 자유의사대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망명지가 결정될 수 있도록 중국 등을 상대로 외교력을 집중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미.일 등 우방국에게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우회적 외교노력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베이징(北京) 소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사무소에 체류중인 탈북 7인의 거취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때까지 외교통상부내에 긴급 대책반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

정부는 또 이날 중국과 UNHCR측에 거듭 우리 정부의 입장을 거듭 전하며, 사태진전 과정에서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최성홍(崔成泓) 외교차관은 이날 이임인사차 예방한 우다웨이(武大偉) 주한중국대사에게 '중국 정부가 신중한 가운데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UNHCR 사무실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자유의사대로 정착지를 결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신중히 검토하겠다.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거듭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탈북 7인이 한국 망명을 희망할 경우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UNHCR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탈북자 7인에게 식사 등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중국과 UNHCR측에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UNHCR측이 1차적으로 이들 탈북 7인이 난민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중국에 이를 권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신중히, 그리고 인도주의적으로 처리하기를 거듭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정부도 유엔의 강한 희망을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 국경으로 탈출한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기초로 이번 사건을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탈북 7인을 한국이나 북한에 곧바로 보내지 않고, 제3국 추방 형식으로 사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진전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본인이 희망하고 중국 정부가 결정하면 우리도 존중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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