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족과 운명'시리즈는 48부 부터 52부까지는 건너뛴 채 지난 99년 4월 제47부 (최현편 제3부)에서 갑자기 2000년 12월 제53부 (최현편 제4부)가 개봉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였었다.
이 '민족과 운명'시리즈에서 이처럼 순서가 뒤바뀌어 제작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재독일 작곡가 윤이상씨를 주인공으로 했던 4편의 영화가 첫번째였는데 윤이상씨편은 제5부,14부,15부,16부로 나누어져 있다.
'민족과 운명'시리즈의 제48-52부와 최현(崔賢)편의 제작순서가 뒤바뀐 것은 김정일총비서가 고창하는 '선군정치'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즉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 동지'이며 김정일 총비서와도 깊은 신뢰관계에 있었던 최현의 '충성스러운 생애'를 통해 김 총비서의'선군정치'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 체제안정에 시급하다는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순서가 뒤바뀐채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윤이상씨를 주인공으로 했던 제5부와 14부사이에 당시 남북한간의 최대 이슈였던 북송 미전향장기수 이인모씨를 주인공으로 한 3편의 영화(11-13부)가 들어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에 개봉된 제48부는 '애국과 반역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는 '민족과 운명'시리즈 제작초기인 지난 92년과 93년에 주로 다루어졌었다.
이 제48부에 대해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4일 '이 영화는 애국과 반역은 곧 혁명적 신념을 지키는가 못지키는가 하는데 있다는 첨예한 사회.정치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일 총비서는 '철학적 깊이가 있는 만점짜리 영화, 2000년대를 대표할 만한 세계적인 대걸작'이라고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1년 김 총비서의 지시로 제작되기 시작한 '민족과 운명'시리즈는 초기에는 20부작으로, 이후 50부작으로 기획됐다가 최근 다시 제작편수를 더 늘려잡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