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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례] 직장 동료들이 도맡아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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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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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장에 매장 일반화.... 화장은 돈있는 사람들이나


◇ 북한 공동묘지의 모습.

북한에서 사람이 죽으면 우선 상주의 직장에 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거주지 인민반을 통해 이웃에도 알린다. 이어 인근 병원 또는 진료소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 받아 동(리) 사무소에 신고한다. 그러면 동 사무소에서 장례보조금과 약간의 식량, 술이 나온다. 직계 존속이 사망했을 경우 현금 10원(일반 노동자 평균월급 100원)과 쌀 한 말, 술 5∼6병이 특별 배급된다.

이어 시·군 상업관리소에 찾아가 사망진단서를 제시하면 이곳에서 장례를 치르는데 필요한 장의비품과 일정량의 식량, 식료품 등을 국정 가격으로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 장례를 치르기에는 많이 부족해 소속 인민반에서 술과 쌀을 모아 주기도 하는데 더 필요하면 장마당에서 구입해야 한다.

초상이 나면 가장의 소속 직장에서 사람들이 나와 염습에서부터 입관, 운구, 매장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장례를 책임지고 맡아 치러준다. 관은 시·군 인민위원회 산하 도시경영사업소에 신청하면 나온다. 수의는 대개 광목을 쓴다. 일부 고위층이나 돈 있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써온 삼베로 수의를 입히기도 한다.

빈소는 집안에서 비교적 깨끗한 곳을 골라 설치한다. 김일성·김정일 초상이 걸려 있지 않은 벽쪽을 향해 흰 천으로 두르고 상을 차린 다음 영정사진 하나 거는 것이 전부다. 향촉(香燭)이나 지방(紙榜) 등은 사라진지 오래다. 상주는 굴건제복을 하지 않고 평상복에 검은 완장을 두르며, 여자는 머리에 흰 리본을 단다.


◇ 북한의 묘석. 뒷면에 '묘주 임병규'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빈소가 준비되면 그 때부터 문상객을 받는다. 문상은 각자 형편에 따라 개별적으로 하기도 하고 직장에서 단체로 하기도 한다. 부의 역시 각자의 형편에 따르지만 10원 안팎에서 이루어진다. 문상하는 조객 가운데 일부는 남아서 상주와 함께 밤을 세우기도 한다. 밤샘을 할 때는 대개 술을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일부 주패놀이(트럼프)를 하기도 하는데 흔한 모습은 아니다.

장례는 3일장, 장례방식은 매장으로 일반화돼 있다. 평양의 경우 낙랑구역에 "화장소"가 한 곳 있어서 화장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고위간부이거나 돈 있는 재일교포 출신들이 주로 이용한다. 북한에서도 남한처럼 묘지 문제가 심각하다. 그래서 당국도 화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데 지방에는 "화장소"가 없고 그나마 기름이 모자라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운구할 때 상여는 쓰이지 않으며 트럭이 많이 이용된다. 평양에서는 장의용 버스가 있어서 별 문제가 없지만 지방으로 내려가면 트럭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소달구지가 이용되기도 한다. 묘지는 사람들이 많이 묻는 곳에 적당히 자리를 잡아 안치한다. 평양에서는 중화군에 공동묘지가 있다. 풍수나 명당에 대한 개념은 특별히 없지만 주변 환경이나 지질, 배향 등을 보고 좋은 자리에 안치하고 싶어하는 심정은 남북이 다르지 않다.

봉분 성토작업이 끝나면 콘크리트 표석이나 나무말뚝으로 묘지명을 표시한다. 앞면에는 "고(故) 000의 묘"라고 쓰고 뒷면에는 고인의 생전 직장과 직위를 새긴다. 석재 상석이나 비석 등은 설치할 수 없다.

죽은 사람이 정치범이거나 자살한 경우에는 "평토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신을 가마니나 거적에 싸서 인적이 드문 야산에 봉분 없이 평평하게 매장하는 것이다. 요즘은 경제난으로 일반인 중에도 이렇게 묻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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