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선들의 영해침범에 대한 우리 군당국의 일련의 대응조치에 대해 미국이 높게 평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1일 워싱턴에서 있은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 상선의 한국영해 침범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이 의연하고 지혜로우며 적절했다'고 평가했다고 국방부가 공식회담 결과를 통해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김 장관은 강력한 한미동맹의 뒷받침하에 대북 포용정책을 쓰는 게 현실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뒤,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 사태에 관한 한국군의 대응과정을 소개했으며, 이에 럼즈펠드 장관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말했다는 것.

그동안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경우 한국문제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노 코멘트'로 일관해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때마침 북한 군사위협 문제를 놓고 서로 의견을 나누다가 이 문제가 거론되자, 럼즈펠드 장관은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이같이 평가를 했다고 회담에 배석했던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미국측 시각은 이날 럼즈펠드 장관 등 국방부 뿐아니라 미 국무부, 한미연합사 등 한국관련 담당자들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으며, 민간 상선에 대한 한국 군당국의 조치에 대한 한국내의 비난여론과는 달리 의연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부시 행정부 인사들은 북한에 대한 불신이 깊고 회의적 시각이 강하다'며 '그러나 그 문제는 그 문제고, 민간상선을 상대로 사격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대처한 것을 두고 모든 것을 잘못했다는 식으로 군을 몰아세우고 있는 한국내 일부 여론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