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우리말 살려쓰기를 위해 외래어 사용을 극력 제한해 왔던 북한이 최근 외교, 정보산업 등 과학기술, 체육에 이어 식료품 분야에까지 국제공용어 사용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것은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세계와 호흡을 맞추기 위한 차원이라고 북한 신문이 전했다.

19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 최근호(6.7)에 따르면 북한은 각지에 조성된 염소목장 등에서 생산한 우유가공 제품의 이름을 북한식으로 붙였다.

대표적으로 `빠다'(버터)의 이름을 고유한 우리 말로 `염소젖기름'이라고 지었 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함남 함주군 상창리와 그 주변에 건설된 함흥시 청년염소목장을 현지지도하던 김 총비서는 `염소젖기름'이라고 쓰인 상표를 보고 '빠다를 왜 염소젖기름이라고 했는가. 기름도 먹는 기름을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다. 세계공용어로 빠다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전위는 김 총비서의 이 지시에 따라 `염소젖기름'이란 상표가 `빠다'로 고쳐지게 됐다며 '여기에는 일꾼들이 새롭고도 높은 안목을 가지고 세계를 호흡하라는 김 총비서의 숭고한 뜻이 담겨져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의 이 지시에는 또 우유가공제품을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도록 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현재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진 식품중에서 국제공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빠다', 치즈, `쵸콜레트'(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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