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비전향장기수들 북TV 출연해 선전


6·15공동선언에 따라 지난해 9월 북송된 비전향장기수들이 14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프로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에서 '김정일 열풍'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전향장기수들은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방송모임에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자신들이 남한에서 경험하거나 목격했던 일을 소개하는 형식을 빌어 남한에서 "인민들이 김정일장군님을 흠모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한 사람은 "온 세상(남한 사회)에 장군님(김정일)을 본따거나 영상(김정일 사진)을 모시거나 행동을 따르려는 풍조가 열풍처럼 번졌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람은 "서울 모대학 본관 큰 벽에 장군님의 대형 영상을 모셨는데 (학생들이) 저마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면서 "남조선 청년학생들 가운데 사진 못 찍은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북송 장기수들의 이날 발언 내용들이다.
“남조선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간직하려는 것은 일반 가정에서도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일례로 한 아주머니는 자기 집에 귀중히 모시는 가보가 있다며 장군님의 영상이 모셔진 액틀(액자)을 보여주었다."

“남한에서는 정치인의 인물평에 대단히 인색하다. 그러나 남조선의 모든 인민들과 출판물들은 장군님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김정일 영도자님' 등으로 존경을 표시하고 있다."

“내가 북으로 오기전 대학을 졸업한 한 처녀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편지에는 ‘선생님, 저는 김정일 장군님의 영도를 받고 있는 북조선 총각과 꼭 결혼하고 싶다. 저는 올해 27살인데 통일운동을 열심히 하며 기다리겠다. 다시 만날 때는 저를 통일열녀라 불러달라"고 쓰여있었다”

“작년 6·15공동선언이후 전주에 있는 전주김씨 시조묘를 찾는 참배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흠모심의 분출이며, 김 위원장을 민족영웅으로 높이 모시려는 남조선 인민들의 한결같은 심정이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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