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후임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次期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 출신이 맡는 것이 순서라는 게 국제사회의 공감대다.

태국의 수라키앗 부총리, 스리랑카의 다나팔라 前전 유엔사무차장 등 경쟁 후보들과 견줘볼 때 반 장관의 선출 가능성은 ‘50 대 50’은 된다고 우리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1948년 유엔의 권고에 따라 치른 총선거로 나라를 세웠다. 우리가 1950년 북한의 남침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낸 것은 유엔 安保理안보리의 파병 결의에 힘입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유엔이 건국을 도운 나라 가운데 민주화와 산업화에 모두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은 이제 분쟁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유엔에 대한 재정 기여도가 세계 11위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한국이 유엔사무총장 후보를 낸 것은 한국이나 유엔 입장에서 모두 역사적이라고 부를 만하다.

반 장관을 유엔사무총장 후보로 내기로 결정한 이상 선출될 수 있도록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다만 한국인 유엔사무총장이 탄생한다면 그 자체를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만족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인 유엔사무총장을 뽑아 한국 외교를 돕고 국가 이익에 봉사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라면 국제사회가 유엔사무총장에게 요구하는 공평한 仲裁者중재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또 한국이 그런 생각으로 반 장관을 지원한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국제사회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선출에 동의할 리도 없다.

유엔사무총장 후보를 내고 지원활동을 펼치는 과정은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우리 眼目안목을 ‘닫힌 민족주의’에서 ‘열린 세계주의’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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