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전 미국무부 자문관은 '북한은 윌리엄 페리 전 대북 조정관을 평양에 보낸지 1년 이상 지난후에야 조명록 차수를 워싱턴에 보내는등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며 '대북 정책은 앞으로 한국의 대선이 1년여 밖에 남지 않아 새로운 시간문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셔먼 전 자문관은 통일연구원이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개최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국제협력' 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해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북한이 비무장지대를 따라 100만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재래식 군사력에 관한한 한국민들이 가장 직접적인 위협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관한 한국의 주도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과 많은 이슈가 있지만 한번에 다 해결하려 한다면 조만간 대화가 단절될 수 있다'며 '포괄적이지만 단계별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블라드렌 마티노프 러시아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 명예소장은 이날 회의에서 '얼마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북한간 조인된 군사협정은 북한이 소련시대의 군사장비 부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차관을 제공했다'며 '이 협정은 북한이 노후화되고 있는 군사장비를 정비하도록 도와주고 있고 김정일에게 자신의 안전에 대한 신뢰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마티노프 명예소장은 '그러나 이 협정은 한반도에 이뤄진 현재의 군사적 균형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고 한국과 주한미군의 군사적 우월성은 의심할 나위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타르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갈등적 방법을 선택하도록 권고했지만 갈등적 방법 보다는 협력적 방법이 동독이라는 제국을 무너뜨렸다'며 '폐쇄된 북한사회를 개방해 북한사람들이 자신의 현재생활에 대한 대안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것이 한국의 정책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연구위원은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남북관계를 더욱 높은 수준에서 제도화.안정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완화함으로써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동시에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청쉬(楊成緖) 중국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중국은 향후 한국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이 경제난 극복, 경영체제 증진, 인민의 생활수준 제고, 교역증진, 협력과 교류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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