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2일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인해 북ㆍ미 관계가 '폭발 직전의 험악한 상태로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침략과 전쟁, 약탈로 얼룩진 죄악의 역사'라는 제목의 장문의 보도물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미제가 완화와 평화에로 나가는 시대적 흐름을 멈춰세우고 정세를 긴장시키며 군사적 대결을 조장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평양방송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제1주적'으로 선포하고 선임정권 시기의 북ㆍ미관계 개선과정을 완전히 뒤집어 엎으면서 대북강경 압살정책으로 나오는 것은 '북남화해의 흐름을 가로막고 이 지역에서 전쟁의 불을 지피기 위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책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은 이어 미국이 큰 나라, 국력이 강한 나라 및 민족과는 될수록 관계를 나쁘게 가지지 않는 한편 '작고 약한 나라에 대해서는 깔보고 멸시하면서 마구 깔아뭉개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국에 엇서나가는(반발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무력행사도 거리낌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 미국이 '혁명적이고 자주적인 나라들에 대해 함부로 위험국가, 불량배국가라는 감투를 씌우며 그들의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방어(MD) 체제 수립이 필요하다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북ㆍ미대화 재개를 선언한 이후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반응을 삼간채 언론매체를 통해 △미국의 북한 재래식 무기감축 요구는 주한미군 철수 후 남북한 사이에 논의돼야 할 의제이며 △미국보다 더 위험한 '핵ㆍ미사일 광신자는 없다'는 등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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