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롯데관광에 팩스를 보내 “개성관광 사업을 협의하자”고 정식 제안했으며, 롯데관광측도 개성관광 사업에 참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은 특히 팩스에서 “현대그룹을 개성관광에서 배제시키겠으며 필요하면 이 문서를 공개해도 좋다”고 밝혀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독점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7일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북한 아태평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롯데관광에 팩스 통신문을 보내 “최근 김윤규 부회장과 관련한 우리의 거듭된 충고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개성관광을 포함한 쌍방 사이의 협력사업에 심각한 후과(後果)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어 “우리는 현대아산과 더 이상 개성관광 문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면서 “필요하면 이 내용을 공개해도 좋다”고 말했다.

북측은 지난달 15~17일 사이 개성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으며, 롯데관광에서 답변이 없자 18일쯤 다시 팩스를 보내 개성이나 평양에서 만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은 그동안 현대그룹을 의식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지만, 최근 개성관광에 참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형래기자 hr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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