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이틀 동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회의에서는 북한 등 MTCR 비회원국이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MTCR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 등 ‘불량배 국가’의 미사일 문제를 다자(多者)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TCR는 작년 10월 헬싱키 총회에서 작성된 ‘탄도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행동 지침안’의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바르샤바 회의를 개최했다.

미국,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국과 중국, 파키스탄 등 비회원국가를 포함해 30여개 국가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북한은 초청받았으나 불참했다.

MTCR의 ‘탄도 미사일 국제행동 지침안’은 북한, 파키스탄 등 MTCR 비회원국가가 탄도 미사일 및 우주발사체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바르샤바 회의에서는 비회원국에 대한 인센티브로, 인공위성체를 회원국이 대신 발사해주는 방안, 과학·기술 지원 방안 등이 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비회원국이 인센티브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직접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추가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MTCR의 이 같은 논의가 활성화될 경우, 미·북 미사일 회담에도 즉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부시 행정부가 미사일 방어(MD)체계 구축과 함께, 미·북 미사일 협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번 회의에 박용규 외교통상부 군축담당 심의관을 파견했으며, 지난 1월 외교부 북미국장으로 한·미 미사일 협상을 타결시킨 송민순 주폴란드 대사가 이번 회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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