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북사업의 전면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28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현 회장은 26일 실시된 개성 시범관광에 참여한 데 이어 31일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식과 9월1일 옥류관개관식에 잇따라 참석한다.

귀빈 대부분이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식에만 참석한 뒤 귀환하지만 현 회장은 하루를 더 머물며 현대아산 행사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것.

6월초 열린 ‘금강산관광객 100만명 돌파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행보다.

금강산관광객 100만명 돌파는 금강산관광이 제2의 도약을 선언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는데도 현 회장이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해 그룹 안팎에서는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

현 회장의 변신은 지난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금강산은 정몽헌 회장한테 줬는데 백두산은 현정은 회장한테 줄테니 잘 해봐라”며 힘을 실어줬다. 북측도 현 회장을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잇는 대북사업의 ‘수장’으로 인정한 것이다.

또 그동안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김윤규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일선에서 퇴장, 현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현대 관계자는 “그동안 김윤규 부회장과 현정은 회장이 함께 방북하면 김 부회장의 기에 눌려 현 회장이 위축되는 면이 없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그가 발탁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현 회장이 주도하고 실무는 윤 사장이 이끄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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