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안에 세계보건기구(WHO)의 상주대표 사무소 설치를 허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WHO 사무총장은 14일 제54차 WHO총회 개막식 참석 후 정부수석대표인 이경호(李京浩) 보건복지부 차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를 계기로 한국정부가 북한에 대한 보건분야 협력 및 지원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주제네바 대표부의 문창진(文昌珍)참사관이 전했다.

WHO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북한에 상주대표 사무소 설치를 추진해왔으나 북한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북한에는 북한관계자 1명이 WHO의 연락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WHO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이어 이날 총회 개막식에서 리철 대사가 니카라과, 파키스탄, 부르키나파소, 벨라루스 등과 함께 5명의 부의장에 선출되는 등 WHO와의 협력관계 증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차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WHO의 금연사업에 20만달러의 자발적 기여금을 지원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담배연기 없는 대회’로 개최하는 등 WHO의 금연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차관은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한국방문을 초청했으며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11월중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문 참사관은 덧붙였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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