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북한 인민학교(초등학교) 1학년 ‘공산주의도덕’ 교과서(1995년 교육도서출판사 발행) 31과 “악독한 지주놈”의 전문이다.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계급적 증오심을 심어주는 내용이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은 원문 그대로 따랐다./편집자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대원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습니다.

《우리는 지주, 자본가들을 계속 미워해야 하며 그들을 반대하여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지난날 어느 마을에 악독한 지주놈이 있었습니다. 지주놈의 집에는 칠성이라는 어린 머슴이 살았습니다.

칠성이는 아침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지주집일을 하였습니다.

지주놈은 칠성이를 소처럼 마구 부려 먹으면서도 먹을것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비온 날 저녁이였습니다.

지주놈은 칠성이 보고 학교에서 제 아들놈을 업어오라고 호통쳤습니다.

어린 몸으로 자기보다 큰 지주아들놈을 업고 진창길을 조심조심 오던 칠성이는 집앞에 다와서 그만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

지주아들놈은 진창에 넘어졌다고 엉엉 울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지주놈이 달려나왔습니다.

《저놈이 날 우정 넘어뜨렸어!》

《뭐? 괘씸한놈! 내 아들을 진흙탕에 넘어뜨려?》

지주놈은 일어서지도 못하는 칠성이를 마구 짓밟았습니다.

그러자 아들놈은 울음을 뚝 그치고 《히히, 거짓말이야. 저놈이 맥이 없으니까 미끄러져 넘어졌지뭐.》하며 히물거렸습니다.

《그래?! 네가 크면 남을 꽤 부려먹겠구나.》

지주놈은 죄없는 칠성이를 사정없이 짓밟아주고도 뻔뻔스러운 소리를 했습니다.

지주아들놈도 부끄러운줄을 몰라했습니다.

그날부터 칠성이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지주놈은 앓아누운 칠성이에게 먹을것을 아예 주지 않았습니다. 칠성이에게 먹을것을 가져다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을러메였습니다.

불쌍한 칠성이를 생각해준것은 같이 머슴을 사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어느날 밤 머슴어머니가 치마폭에 가마치 한줌을 싸쥐고 몰래 칠성이에게 왔습니다.

《칠성아, 가마치를 가져왔다. 이거라도 먹고 일어나렴!》

머슴어머니가 칠성이의 손에 가마치를 쥐여주며 따뜻이 말했습니다.

이때 어두운 머슴방문이 와락 열리며 지주놈이 뛰여들었습니다.

《네 이년, 감히 내 눈을 속여? 네놈들 다 죽어봐라!》

화가 독같이 난 지주놈은 몽둥이를 내리쳤습니다.

칠성이와 머슴어머니는 정신을 읽고 쓰러졌습니다.

이처럼 지주놈은 악독합니다.

악독한 지주놈은 오늘 남쪽땅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지주놈을 없애기 위하여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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