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된 뒤 4일 중국으로 추방된 남자와 동일인물로 추정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아들 김정남은 수 년 전부터 노동당 고위 간부인 고모를 통해 경제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일간 명보(明報)는 4일 김정남이 97년 이후 노동당 경공업부장인 고모(김경희 추정)를 통해 경제 분야에 대한 식견을 쌓기 시작했으며 이듬해인 98년부터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요직을 맡아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좌파 경향의 홍콩 시사 월간 광각경(廣角鏡) 최신호(4.16-5.15)가 '김 위원장의 후계 수업을 받고 있다'고 보도해 관측통들의 눈길을 끈 김정남은 지난 달에는 북한 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북한의 정보기술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명보는 김정남이 외할머니 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10세 이후 모스크바와 스위스에서 유학하는 등 두 도시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으며 제네바 종합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나 졸업은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정남은 그러나 오랜 외국 생활을 한 덕분에 정보.과학.기술에 식견이 높으며 선진국가들의 최근 조류 등에도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준급의 일어 실력에 초밥(스시)도 즐겨 먹는 그는 지금까지 수 차례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한편 명보는 김 위원장이 약30세 때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일성 노동당 총비서(당시)의 후계자 승인을 얻은 점을 상기시킨 뒤 오는 10일로 만30세가 되는 김정남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각돼 온 점이 후계 구도와 관련해 주목된다고 논평했다./홍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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