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사일 수출문제와 관련, '미사일 기술 수출은 무역(trade)'이라면서 '살 사람이 있다면 팔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공동외교안보정책 대표는 4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EU 대표단의 방북결과 설명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수출에 관한 김 위원장의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겠다는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수출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견지하는 `현금 보상시 수출 중단'이라는 종전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에서 EU 의장국 대표인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김 위원장은 유럽에 스터디그룹을 보내서 유럽의 경험, 특히 시장경제를 배워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솔라나 대표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미사일 발사유예 시한(2003년)과 관련, '미국에 정책 검토(review)에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으로 안다'면서 '날짜를 설정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EU와 북한의 수교문제와 관련, '오는 14일 개최될 EU 외무장관 회담이 최종 결론이 내려지는 자리는 아니겠지만 수교에 대한 결정이 가까이 다가왔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 조만간 수교문제가 매듭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 체제 구축과 관련,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넌지시 시사하는 말은 있었다'고 전했다.

EU는 대표단의 방북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이번 주말 워싱턴에 스웨덴 외무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을 보내는 한편 도쿄(東京)에도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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