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0)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1일 오후 위조 여권을 소지하고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일본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일본 민영 ‘니혼TV’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도미니카공화국의 위조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싱가포르에서 일본 나리타(성전)공항에 들어오려다 입국 심사과정에서 여권의 위조사실이 확인돼 체포됐다. 이 인물은 가족 3명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이들 모두 체포됐다.

◇ 일본의 니혼TV가 3일 오후 5시30분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 플러스원’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위조여권 소지혐의로 구속됐다고 긴급 보도하고 있다./니혼TV


일본 법무당국은 사진 대조와 해외에서 입수한 정보 등을 종합한 결과 이 남성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라는 김정남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입국 경위 및 여권위조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남성은 입국 목적에 대해 “관광차 왔다”고만 밝힐 뿐 신원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고 ‘니혼TV’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소식통은 “체포된 남성이 김정남일 가능성에 대해 신중히 조사 중”이라면서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과 전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남은 지난 97년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으며, 98년부터 북한 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IT(정보기술) 분야의 책임자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홍콩의 한 시사주간지는 지난달 “김정남이 컴퓨터 공부를 위해 일본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김정남은 또 지난 1월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상하이 방문 때도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남은 러시아 모스크바 외국인학교와 스위스 제네바대학에서 유학했으며, 인민군 고위사령부에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경=박정훈특파원 j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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