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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그후...남에서 살아보니(3) '하나원' 부실, 적응교육 '하나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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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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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9년 7월 8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탈북자 정착지원시설 하나원 준공식에서 통일부 관계자 등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오전 6시. 탈북자 남한정착 지원 기관인 ‘하나원’ 교육생들의 기상시간이다. 점호에 이어 새벽기도나 개인운동을 마친 탈북자들은 오전 9시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강의 위주의 오전교육에 이어, 실습과 견학이 주가 되는 프로그램이 오후 6시까지 이어진다.

탈북자 적응 위해 3개월간 격리 교육
최근 들어 탈북자들은 교육시작 때마다 ‘정신건강수칙’을 암송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하루 세 끼를 맛있게 천천히 먹는다 원칙대로 정직하게 산다 등 모두 10개 항목이다.

탈북자들이 3개월 간의 교육기간에 받는 강의는 모두 520시간. ‘문화적 이질감 해소’라는 과목에 268시간, 진로지도 및 기초직업훈련을 위해 140시간이 투자된다.

하나원은 국내 정착 탈북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가 그들의 남한 적응을 지원키 위해 설립한 유일한 교육기관이다. 99년 7월 개원 이후 357명의 교육생을 배출한 하나원측은 “남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있어 교육효과가 높다”고 밝혔지만 탈북자들은 “3개월간 허송세월만 한 느낌”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도움 안되고 환상만 심어" 불만 높아
작년 3월 하나원을 ‘졸업’한 박모(36)씨는 하나원 교육에 대해 “많은 탈북자들이 답답하다고 느꼈고 사회에 나온 이후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99년 7월 말 입소한 ‘하나원 2기’ 이모(31)씨는 “배운 내용 중 유일하게 쓸모 있었던 것은 운전면허밖에 없었다”고 했다. 세 달 동안 한번도 강의를 빼먹은 적이 없다는 김모(33)씨는 “교수·박사들이 강의에 나와서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 가며 남한에 대한 환상만 심어줬다”며 “밖에 나와 보니 실상은 듣던 것과 달랐다”고 말했다.

탈북자 김모(28)씨는 “마치 ‘너는 어린아이와 다름없으니 우리가 남한화시켜 주겠다’는 식의 교육이었다”고 했다.

하나원 직업교육이 부실하다는 것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하나원 퇴소자의 취업비율은 32%(2000년 9월 말 기준)로, 남한정착 탈북자 전체 취업률 34%와 비슷했다.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 온 민주당 장성민 의원은 “하나원 예산 중에서 직업훈련 및 사회적응훈련에 쓰인 비율이 13%에 불과하다”며 “하나원이 실질적인 정착지원 기능이 아니라 일시적인 수용소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탈북자는 “책상에서 서류만 뒤적거리던 관료들이 우리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겠냐”며 “하나원측이 왜 우리 심리를 가장 잘 아는 선배 탈북자를 채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효과를 높이기 위해 2차례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외부강사진을 확충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거친 인성의 탈북자들을 집단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하나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들지 않는 등 세상과 격리된 가운데 운영된다.

/최재혁기자 jh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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