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의 경제대표단이 내달 평양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한에 있어 5월은 경제외교가 본격 가동되는 시기로 자리매김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5월 한달동안 북한의 초청으로 주한 미상공회의소(AMCHAM) 투자조사단, 일본의 동아시아무역연구소 소속 경제시찰단, 호주의 무역대표단, 싱가포르의 경제사절단이 방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들 경제대표단의 방북은 북한 전방위 외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방북결과에 따라 향후 북한의 무역활성화를 통한 경제회생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5월에 북한을 방문하는 각국의 대표단은 통신산업,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농업, 광업, 에너지 등 북한이 재건에 주력하는 필수산업 각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출범 이후 굵직굵직한 외교행사를 연기 혹은 취소시키고 남북관계도 답보상태인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들 대표단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AMCHAM 투자조사단의 방북이다. 조사단에는 제프리 존스 회장을 비롯해 P&G, AIG 등 10여개 그룹 대표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들은 SOC시설과 통신산업, 소비제품, 농업 등과 관련한 대북 협력사업의 투자가능성을 타진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북.미 경제협력 관계의 진전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대북 경제교류 창구인 동아시아무역연구소 관계자 20여명으로 구성된 일본 시찰단은 지난 91년 북.일 수교교섭이 시작된 후 최대 규모이며 주로 건설, 철강, 기계 등 북한의 기간산업계를 돌아볼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11차 국교정상화 교섭 이후 양국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경제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호주는 5월 들어 광업.인프라사절단과 농업기술사절단을 북한에 파견한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광업.인프라 사절단은 호주 국영 무역기관인 오스트레이드 관계자들로 구성돼 북한의 석탄, 철강, 비철금속, 도로, 철도, 항만 등에서의 협력을 모색한다.

또한 7일부터 나흘간 방북하는 농업기술사절단은 북한의 축산업, 농업부문을 돌아보고 종자개량, 시비(施肥)기술을 북한에 전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싱가포르 기업인들은 5월중 평양과 남포 등지를 방문하는 한편 내각 무역성 관계자들과 만나 건설, 소비재, 부동산, 물류, 호텔, 통신산업에서의 대북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남북한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스웨덴도 무역사절단을 조만간 북한에 파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북한 경제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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