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수 과학자를 양성하는 대학으로는 평양시 과학단지에 위치한 리과(理科)대학과 보통강구역의 평양콤퓨터기술대학이 손꼽히고 있다.

리과대학 졸업생들은 북한의 첫 인공위성으로 알려진 `광명성 1호' 개발에, 평양콤퓨터기술대학 졸업생들은 산업 전산화에 각각 `막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조국' 4월호는 평양발 기사로 이들 대학의 현황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인터넷판에 실린 이 잡지 기사에 따르면 리과대학은 평양시내에서 평안남도 소재지인 평성시 쪽으로 20분 가량 차로 이동하면 눈에 띄는 과학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이 대학에는 수학부, 물리학부, 전자자동화학부, 생물학부, 컴퓨터학부 등 8개학부가 있고 그 아래 자동화강좌, 이론과학강좌, 계산수학강좌 등 수십개의 강좌가 있다.

또 초소형전자계산기연구실, 세포공학연구실 등 여러 연구실도 구비돼 있는데 여기에서는 교수와 학생들이 밤낮없이 연구를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리과대학의 특징은 고등중학교를 졸업하는 뛰어난 학생들 가운데서도 특히 우수한 학생들만을 선발해 과학자로 양성한다는 점이다.

북한 당국은 연구와 수업을 병행해 진행할 수 있는 젊은 교수진을 투입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복지 개선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년 전부터 모교인 리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김승두 학장의 나이는 불혹을 갓 넘긴 43세이며 대부분의 교수들도 30대인데, 이는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들이 연구와 교육을 직접 담당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과학기술인재 육성 차원에서 리과대학 학생들에게는 다른대학 학생에 비해 3배가 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각지에서 모여든 1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리과대학에는 졸업생들이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자료를 전시한 `과학성과전시관'이 건립돼 있는데, 여기에는 북한 최초의 인공위성 `광명성 1호'(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에 기여한 국가과학원 수학연구소의 김서인 실장을 비롯해 유명 과학자들이 학생시절 남긴 연구 성과를 볼 수 있다.

컴퓨터ㆍ엔지니어 양성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평양콤퓨터기술대학은 지난 85년 9월 창립됐지만 북한에서 유명대학으로 손꼽힌다.

평양시 보통강구역의 경치좋은 봉화산 기슭에 위치한 이 대학의 학생 수는 2500명, 교원ㆍ연구사는 200여명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렇지만 이 대학 졸업생들은 조선콤퓨터썬터, 평양프로그람쎈터, 과학기술센터 등 북한의 주요 기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북한의 산업부문 전산화ㆍ현대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7년제로 운영되는 이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우선 전원이 예비학부에서 3년간 컴퓨터 일반교육을 받으며 4년째부터는 컴퓨터공학부와 정보공학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컴퓨터공학부에서는 컴퓨터의 시스템 개발이나 각종 프로그램 산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를, 정보공학부에서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엔지니어를 각각 양성한다.

재학생들의 실력 역시 만만하지 않아 지난 99년 11월 열렸던 제10회 전국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에 `동화상 처리 소프트웨어'를 출품해 특등을 차지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현재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 남포제련소를 비롯해 각지 공장의 생산공정 컴퓨터화에도 공헌해 각종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컴퓨터 관련 대학들과 과학기술 교류를 해온 덕분에 졸업생들은 물론 재학생들의 실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이 잡지는 소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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