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5일 휴전선 인근 지역의 인민군 2629부대와 580군부대 군인들이 만든 양어장을 둘러본 데 이어, 16일엔 3427부대 포대대와 757부대가 새로 건설한 염소목장을, 17일에는 841군부대와 998군부대를 각각 시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함경남도 함흥에 위치한 884공군부대를 시찰했다.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및 군 관련 시설 시찰이 이 달 들어서만 벌써 일곱 차례며, 사흘 연속해 군부대를 시찰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1월과 2월의 경우, 각각 한 차례씩 군부대를 시찰했으며, 3월에는 아예 군부대를 찾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들은 “오는 25일이 인민군 창건일이라,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방문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 보았다.

김 위원장이 최근 군부대를 자주 방문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군인들의 사기 진작과 함께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시 미 행정부의 강경기조에 위협을 느껴, 대외적으로 군사적 단결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계절적으로 이동하기가 좋은 데다, 군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방송들이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연일 보도하는 것은, 북한의 대미·대남정책 방향을 주시하고 있는 미국과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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