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4월중에 이뤄질까.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 정부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과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한 번도 없다. 김 위원장의 일정이 철저하게 비밀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의 외교소식통들은 지난 달부터 “4월 16일과 17일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에 있을 것”이라고 말해, 지난주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의 4월16~17일 러시아 방문’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졌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러시아 외무부 주변에서 “북한측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연기해 줄 것을 통보해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4월 이후로 연기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우리 정부 고위당국자도 “북한 내부 일정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5일이 북한 최대의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이었고, 25일은 인민군 창건기념일이다. 북한에선 주요 국경일 전후에 고위 인사들이 외국이 나가지 않는 게 관례라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의 최고사령관이다.

이와 반대로, ‘4월 방러’가 아직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원래 ‘22일부터 시작되는 4월 마지막 주’로 잡혀 있었다”면서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의제와 경호 등 방문 준비가 다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두달 가까이 외빈 접견 외에 공개활동을 거의 갖지 않았으나, 지난 5일 최고인민회의 10기 4차회의 참석 이후 군부대와 공장시찰 등의 공개 활동이 점차 늘고 있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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