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은 13일 김일성 주석의 89회 생일(4.15)을 맞아 장성급 19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승진 인사는 새 세기에 처음 맞는 김 주석의 생일인 만큼 경축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한편 군에 대한 김 총비서의 변함없는 관심을 과시하고 앞으로도 선군정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총비서도 이날 최고사령관 명령 제00140호에서 '새 세기의 첫 태양절을 뜻깊게 맞이한다'고 언급한 후 '인민군 지휘성원들이 당의 선군혁명 영도를 받들고 조국의 안전과 주체혁명 위업을 총대로 튼튼히 담보하며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의 활로를 열어 나가기 위한 투쟁에 이바지 하리라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승진 인사의 특징은 종전에 비해 상당히 소폭으로 시행된 점이다.

대장 승진은 한명도 없고 상장은 강덕수 인민무력부 혁명사적관장뿐이다. 강 관장은 김 주석의 외사촌 동생으로 지난 77년 소장계급을 다는 등 초기에는 남보다 빨리 진급했으나 이후 인민무력부 총무국장과 사적관 관장 등 한직에 근무하면서 80년대 말 중장계급을 단지 10여년만에야 상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사망한 강현수 전 평양시당 책임비서의 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의 소폭 인사는 의미를 적게 부여해서가 아니라 이미 1000여명에 달하는 많은 장성들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주석과 김 총비서의 생일, 군 창건일, 휴전협정일, 정권수립일, 당창건일 등 `국가적 명절'을 앞두고 군인사를 단행해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같은 현상은 지난 91년 12월 김 총비서의 최고사령관 취임 이후 더욱 잦아졌다.

김 총비서가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이후 단행한 인사는 이번을 합쳐 모두 13회, 그중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단행된 것은 ▲92년 4월 664명 ▲93년 7월 99명 ▲95년 10월 14명 ▲97년 2월 6명 ▲97년 4월 123명 ▲98년 4월 22명 ▲ 99년 4월 79명 ▲2000년 10월 44명 ▲2001년 4월 19명 등 총 9회에 1070명에 이른다.

지난 92년 4월 인민군 창건 60돌(4.25)을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중앙인민위원회의 공동결정으로 원수급 인사가 있었으며 김 최고사령관이 공화국 원수칭호를, 오진우(95.2) 당시 인민무력부장이 원수 칭호를 각각 받았다. 최 광(97.2) 전 총참모장, 리을설 호위총국장, 백학림 인민보안상 등 8명의 대장도 차수로 승진했다.

같은날 김 최고사령관 명령 제0024호에 따라 대장 16명, 상장 28명, 중장 96명, 소장 524명 등 664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사도 단행됐다.

93년 7월 휴전협정 체결 40돌을 맞아 실시된 인사에서는 99명의 장성이 포함됐지만 성격에 맞게 주로 6.25 전쟁에 참가했던 노병들을 대상으로 한 중장 및 소장급 인사만 있었다.

김 주석이 생전 마지막으로 맞은 지난 82회 생일 때에는 빨치산 세대인 김익현 당중앙위원회 민방위부장도 차수로 승진했다.

또 지난 95년 10월 당창건 50돌을 맞아 당중앙위 및 국방위 결정으로 최 광 당시 참모장과 리을설 호위총국장이 군 원수칭호를 받았고 김 총비서의 측근들인 조명록 총정치국장, 리하일 당중앙위 군사부장, 김영춘 총참모장도 차수로 진급했다.

동시에 최고사령관 명령 제0065호에 따라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부총국장, 김하규 포병사령관 등 3명이 대장으로 승진하는 등 총 14명의 장성급 인사가 단행됐다.

97년 들어서도 2월 김 총비서의 55회 생일과 김 주석 85회 생일을 맞아 각각 6명과 123명의 장성이 진급했으며, 98년 4월 김 주석 86회 생일에 즈음해 22명, 9월 정권수립 50주년을 맞아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룡연 만경대혁명학원 원장이 차수계급장을 달았다.

지난해에는 당 창건 55돌을 계기로 총참모부 작전국장 리명수 상장을 대장으로,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인 리찬복 중장 등 2명이 상장으로 각각 승진하는 등 44명에 대한 인사가 최고사령관 명령 제00133호에 따라 단행됐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