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북미관계가급속도로 냉각된 가운데 예정된 각종 회담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소강상태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가 올 상반기로 희망하고 있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역시 남북간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한 그 실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북한의 내부행사가 4월중 많이 집중돼 있는데다 한반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미국-중국 항공기 충돌사고까지 겹쳐 남북관계 접촉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다각도로 대북 접촉을 모색하겠지만 일단 5월이 돼야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8일자 인터넷판에서 '강경선회로 돌아선 미국의 책동으로 조미관계는 조미공동성명 이전에(으로) 되돌아 갔다'며 '그 영향은 북남관계에도 미치어 상급(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이 연이어 중지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 13일 이래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 무기한 연기, 세계탁구대회 단일팀 구성 거부, 제4차 적십자회담 연기 등의 사태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총련 기관지가 북미관계 악화로 각종 남북대화와 접촉이 중지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편 북한은 이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행사에 이어 17, 18일께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그리고 5월초 외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유럽연합(EU) 대표단의 평양 방문 등 5월초까지 각종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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