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9년 4월 노르웨이에서 납치된 것으로 알려 진 고상문(61.전 수도여고 교사)씨는 6일 평양방송에 출연, 주한미군을 `전쟁과 분열의 원흉'으로 묘사하면서 하루속히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미 비난을 격렬히 벌이고 있는 북한이 이전 남한 주민을 등장시켜 미군 철수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고씨는 이날 `미제 침략군은 인간의 탈을 쓴 야수들'이라는 제목의 육성 방송을 통해 '남조선에 있을 때 미제 침략군의 만행을 직접 체험한 사람으로서 우리 조선 민족과 더 이상 한 하늘을 이고 같이 살 수 없는 미제에 대한 증오를 안고 방송 마이크 앞에 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은 죽음'이라면서 '현실은 남조선 청년학생 여러분들로 하여금 숭미사대주의 울타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미제를 남녘 땅에서 내쫓기 위한 정의의 반미투쟁을 더 강도높이 벌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네덜란드 유엔산하 경제사회이사회 국제공학기술연구소 수석연구사로 있다가 공화국 북반부로 의거해 온 고상문의 체험담을 보내드리겠다'고 소개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