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중인 박경서(朴庚緖) 초대 인권대사는 5일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해서 휴전체제를 대체하는 것이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이날오후(현지시간) 주제네바대표부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확보해주고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북한인권문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사는 따라서 '북한 인권문제를 평화협정의 틀속에서 접근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다룰 때에는 더욱 해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 대사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인도적인 입장에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너무 부각을 시켜서 평화협정이라는 대전제를 흐트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거듭 '북한 주민들에게는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인권에 속하는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모든 일에는 선(先)과 후(後)가 있다. 평화협정이 가장 우선되는 것이며 그것이 되면 여러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제네바 소재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아시아국장으로 일하면서 지난 88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23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고 대북 인도지원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북한통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앞서 박 대사는 이날 낮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을 예방해 국가인권위원회 설치와 외국인 근로자 처우개선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자리에서 로빈슨 인권고등판무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오는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세계인종차별철폐회의와 내년 3월에 개막되는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의사를 전달했다.

박 대사는 2주간의 유엔인권위 참석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길에 올랐다./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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