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현 국정원)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고1999년 주장한 러시아 벌목공 출신 탈북자 한창권(43)씨가 동료 탈북자 2명과 함께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지난 5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체포됐으며 미국 국경수비대에 망명 의사를 밝히고 현재 애리조나주 이민귀화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 씨는 “지난달 18일 부시 대통령이 북한인권법에 서명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21일 한국을 떠나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멕시코에 도착한 뒤 미국 입국을 시도했다”며 “북한인권법이 시행됨에 따라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를 포함해 모든 탈북자를 다 받아주는 것으로 알고 미국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망명 신청 동기에 대해 “가혹행위를 폭로한 것 때문에 안기부에서 계속 협박을 당했고 식당도 제대로 운영이 안돼 한의사 시험을 준비하던 중 북한인권법 서명 소식을 듣고 망명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한 씨는 그러나 “FBI 조사관들로부터 한국에 정착하지 않고 곧바로 북한에서 오는 탈북자만 받는다는 말을 듣고 동료 2명은 다시 돌아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나는 미국 땅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1992년 벌목공으로 러시아에 갔다 1994년 2월에 입국한 한씨는 1998년 12월 ‘자유북한인협회’라는 단체를 결성, 이듬해 1월 서울 명동 카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열고 탈북자 조사 과정에서 구타와 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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