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4월 23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28일 통보해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조선탁구협회는 이날 대한탁구협회 이광남 회장에게 보낸 채라우 서기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현시점에서 쌍방이 완전합의를 이룩하기 어렵게 된 형편에서 준비상 관계로 제46차 세계탁구선권대회에 유일팀으로 진출할 수 없게 되었음을 정식으로 알리는 바 입니다'라며 단임팀 구성 거부사유로 준비 미흡을 들었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22일 단일팀 구성을 위한 세부계획을 담은 제안서를 북측에 전달하고 합동훈련 장소를 일본 와카야마ㆍ기시와타로 결정하는 등 준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한탁구협회가 보낸 전통문에서 밝힌 거부사유인 준비미흡은 남한이 아니라면 북측입장 때문인데 현재로선 북측도 이에 해당할만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영국오픈에서 김현희-김향미조가 여자복식 우승, 김현희가 여자단식 준우승을 각각 차지하는 등 북한 여자대표팀은 지난 91년 지바에서 열린 제41회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우승한 북한 여자팀과 비슷할 정도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북측이 내세운 준비미흡은 설득력이 약하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탁구협회 관계자도 무엇 때문에 남북 단일팀 구성을 거부했는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준비 미흡 때문이 아닌 것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전력으로 볼 때 북한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이나 북한 단독으로 출전해도 비슷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남한에서는 전력을 `북 여자 우세', `남 남자 우세'로 보고 있으며 복식조도 남자는 남한선수만으로, 여자는 북한선수만으로 각각 구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말해 북한은 남한과 단일팀을 구성, 이번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도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여자단일팀이 세계랭킹 1위인 왕난을 비롯해 최정상권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중국팀을 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남자 단일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은 여자팀의 경우 북한 단독으로 출전해도 현재의 전력으로 단체전에서 준우승을 하고, 개인전에서 단식이나 복식에서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인 듯 하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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