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추정자 18명이 25일 오전 중국 베이징소재 한국대사관 영사부(총영사관) 진입을 시도, 이들 가운데 3명만이 영사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다른 15명 가운데 4명은 담은 넘는 과정에서 중국 보안요원들에게 붙들렸거나 달아났고 총영사관 부지에 들어갔다 건물 입구까지 다다랐던 나머지 11명도 경내를 지키던 보안요원들에게 체포돼 공안에 넘겨졌거나 건물 밖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도주자와 연행자의 정확한 숫자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연행된 사람들은 탈북한 불법 체류자로 확인될 경우 중국 실정법에 따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탈북 추정자들은 이날 오전 6시께 13개 국제기구 및 외교시설이 입주해 있는 외교단지 바깥 담을 넘은 뒤 영사부 경내 쪽 담을 넘다가 외곽을 경비하던 보안요원들에게 적발돼 몸싸움을 벌였다.

보안요원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영사부 담을 넘는데 성공한 14명은 건물 입구에 모여 태극기를 펼쳐든 채 한국행을 요구했으나, 이들 가운데 11명이 영사부 안마당을 경비하는 보안요원들에 의해 다시 밖으로 끌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체포되는 것을 피해 담과 출입문 등을 통해 밖으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3명만이 30여분 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영사부 직원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진입 성공자들은 여성 2명과 남자 어린이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14명이 영사부 건물 입구까지 진입하고도 대부분 연행된 것은 영사부 건물밖 마당이 외교공관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중국 관리하의 공동구역이기 때문이다.

영사부 건물 진입에 나섰던 탈북 추정자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며 어린이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다른 탈북자 29명이 지난 22일 오전 베이징의 한국국제학교에 진입, 보호를 요청한 바 있다.

여성 23명, 남성 6명에 7세와 8세의 아이가 각각 1명씩 포함된 이들은 이날 창 핑(昌平)구에 있는 한국국제학교 후문 부근에 대기하고 있다 열려진 후문을 통해 교내로 진입해 한국행을 요청했다.

이들 중에는 북한을 탈북한지 1개월만인 일가족과 탈북 7년간 중국에서 생활한 모자 등이 포함돼있다.

탈북자의 잇단 서울행 감행은 지난 15일 20명(한국 총영사관), 지난달 44명(캐나다 대사관), 지난달 1일 24명(일본인 학교)등 대형화 추세 속에 루트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채택한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내정간섭이라며 불쾌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들의 중국내 외교공관 및 외국학교 진입이 잇따름에 따라 이들에 대한 중국의 정책변화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22일 베이징 한국국제학교 진입 탈북자들에 대해 신병 강제 인도방침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강경 조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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