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4박5일간 북한방문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참가 합의 등 외형적 성과 외에도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남겼다.

우선 북한측은 김 장관의 방북기간에 나름대로 극진하게 대접하며 성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장관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고 떠날 때 장웅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왔고 이동시마다 경찰차량이 호위를 하는 한편, 강능수 문화상이 숙소인 모란봉초대소를 방문해 인사를 전했다.

또 숙소에서는 「푸른 주단 위에서」라는 영화를, 그리고 14일 중국 선양(瀋陽) 공항의 폭설로 고려항공 여객기의 이륙이 늦어지자 고려호텔에서 「청춘이여」라는 영화를 보도록 배려했는데 두 영화 모두 애정 내용이 가미된 작품이었다는 게 방북 수행원들의 설명.

11일 오후에는 평양체육관과 창광원 아이스하키장 등 체육시설을 시찰했고 12일 오후에는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가극 「춘향전」을 관람했으며 13일 오전에는 개성을 방문, 선죽교와 고려 성균관 및 고려태조 왕건릉 등을 돌아봤다.

김 장관은 방북 당일인 10일 저녁 강능수 문화상이 모란봉초대소에서 개최한 만찬에 앞서 강 문화상과 30여 분간 회담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문화.관광.체육 당국자들과 모두 7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김 장관은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11일 오전과 13일 오후 두 차례 관광 및 종교분야 회담, 장 부위원장과는 12일 오전과 13일 오후 체육분야 회담, 그리고 강 문화상과는 10일과 12일 오후 문화분야 회담을 가졌다.

김 장관은 그러나 초청자였던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을 비롯해 여승철 관광총국장 및 박명철 체육지도위원장과는 만나지 못했는데 관광총국장의 경우 이 부서가 우리의 관광공사와 비슷한 기구이기 때문에, 그리고 박 위원장은 당시 평양에 없어 만나지 못했다.

송 부위원장은 11일 회담이 끝난 뒤 김 장관 일행을 평양 옥류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대접했는데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물밑회담의 카운터 파트였던 박지원 전 문화장관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강 문화상의 경우 문인 출신으로 행정가보다는 예술인 성격이 강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장 부위원장은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안부를 묻는 등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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