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내용을 설명했다. 다음은 회견 요지.
▲ 부시 대통령 =김 대통령을 만나게 돼서 나의 영광이고, 훌륭한 논의를 가졌다. 두 나라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확인했다. 이 부분(한반도 평화)에 대해 지도력을 발휘하면서 북한과 관계개선을 한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나는 약간의 회의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한·미간의 공조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했다. 김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전에 대해 잘 들었다. 나는 김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확약했다. 그리고 북의 지도자에 대해 회의심이 있다는 표시도 했다. 김 대통령과 나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 김 대통령 =오늘 회담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제반 분야에 있어 긴밀한 협조관계를 확립하고, 돈독한 우정을 쌓아나가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또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와 여러 국제문제에 대해 탁월한 식견과 통찰력을 보여주었으며, 21세기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지도자의 면모를 느끼게 해주었다.

오늘 회담에서 본인과 부시 대통령은 한·미 관계 전반에 걸쳐 매우 유익한 의견교환을 했다. 두사람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고 냉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한미 양국이 동맹관계를 더욱 튼튼히 함과 동시에 대북정책에 있어서 긴밀한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이 가급적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을 방문하여서 양국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일층 강화하는 계기를 갖기를 바란다.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부시 대통령 =우리는 북한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했다. 김 대통령은 현실주의자이다. 김 대통령은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북한과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김 대통령의 노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가 어떤 합의를 해도 한반도 평화보장을 위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고,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은 각종 무기를 수출하고 있고, 앞으로 수출 안한다고 해도 이런 것에 대한 검증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대량살상무기 수출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그리고 김 대통령과 나는 이런 문제들을 현실주의자의 입장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번 회담의 성과와 북한의 변화에 대해 설명해달라.

▲ 김 대통령 =오늘 최대의 성과는 부시와 우리 사이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격의없이 얘기를 나눠 상호 이해를 증진시킨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이 북한과 진행시키는 대화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고, 남북관계 진전에 관한 모든 것을 미국과 협의하고 격의없이 상의해서 모든 것을 양국에 이익이 되도록 할 것을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매우 중요한 참고의 말씀이 됐다.

―NMD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

▲ 김 대통령 =우리 외교부에서 지난해 오키나와 G-8정상회담에서 그런 발표가 있었던 것을 기초로 하여 말했던 것이다. 우리 의도는 미국이 추진중인 NMD에 반대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NMD 반대’를 요청했을 때 거부했다. 우리는 ABM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외무장관에게 즉시 해명하도록 했다.

―북한과 미국간의 미사일 협상재개에 관한 의견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는가.

▲ 김 대통령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투명하게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협상은 미국이 결정할 문제이다. 당장 하라는 의견을 표시한 적이 없다.

―제네바 합의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가.

▲ 김 대통령 =없었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는가. 햇볕정책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 부시 대통령 =그렇다. 지지한다. 햇볕정책은 평화를 위한 정책이고 양측간의 대화를 지속시켜 주고있다. 햇볕정책에 따라 통일도 역시 진전되고 있다. 햇볕정책을 통해 김 대통령이 북한도 진정한 평화를 원하는 민족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동시에 한미간의 공조는 현명하고 강력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유지돼야 한다. 햇볕정책과 한미간의 공조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


( 워싱턴=김민배 기자 baiba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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