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에 유망한 요소들이 있다고 평가하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부시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가닥을 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웨덴의 안나 린드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것과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전제하고 '때가 되면 우리의 계획을 알게 되겠지만 모든 것은 내일(7일)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한 김 대통령은 7일 오전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파월 장관과 오찬을 갖고 이어 백악관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방문,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파월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인준 청문회 등을 통해 밝혔듯이 클린턴 행정부가 남겨 놓고 떠난 곳에서 시작함으로써 북한을 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유망한 요소들이 (협상) 테이블 위에 남겨져 있으며 우리는 이들 요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확실히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평양 답방을 성사시킨 데 이어 퇴임 직전까지 북한을 직접 방문, 북미 미사일 협상을 타결시키려고 노력했다.

파월 장관은 김 대통령이 지난해 시작한 일로 노벨상을 받은 게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부시 대통령이나 자신이 김 대통령과 만나면 '우리가 그를 지지하고 있고 함께 공조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을 착수하지 않은 것은 '우방인 한국과 먼저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북한을 피하기는 커녕오히려 제안할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미국의 관점에서 건설적이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위험을 줄이며 사회를 개방하고 투명성을 허용하는 쪽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제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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