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르면 오는 22일 평양을 방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남아 있는 납치 피해자 가족 8명과 동반 귀국하게 될 것이라고 13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방북은 지난 2002년 9월 평양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래 1년8개월 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귀국이 실현될 경우 중단된 양측의 국교 정상화 협상을 재개하고, 용천역 폭발사고 지원을 비롯, 대북 경제지원 등의 협력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북한측이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앞서 납치 피해자 가족의 일본 귀국에 대해 양해를 했으며, ‘사망·행방불명’된 납치 피해자 10명에 대한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설치도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고이즈미 총리와 김 위원장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 당시 납치 피해자 문제 등 양국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국교 정상화 교섭을 추진한다는 ‘평양선언’에 합의했으나, 납치문제로 일본 국내 여론이 강경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정상화 교섭이 중단돼 왔다.

북한측은 평양선언 직후 납치 피해 일본인 5명을 일본으로 일단 돌려보냈으나, 일본측은 이들의 가족도 일본으로 보낼 것을 북한측에 요구해왔고, 북한은 5명이 당초 약속을 깨고 일본에 눌러앉았다며 먼저 이들을 북한으로 보내라고 맞서왔다.
/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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